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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내 운동시설-화장실 확충 필요”

입력 | 2020-01-03 03:00:00

서울시민 500명 설문조사… “야간순찰-가로등 설치 늘려야”
문화 프로그램 확대 운영도 주문




서울 마포구의 생태환경공원인 하늘공원 전경. 동아일보DB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회사원 이현주 씨(27·여)는 퇴근 후 때때로 집 근처 공원을 찾는다. 산책이나 맨손체조를 하면서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홍릉근린공원은 다른 곳에 비해 나무가 울창하고 산책로가 잘 조성돼 그가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이 씨는 “홍릉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돌 수 있는 둘레길 코스가 마음에 든다”면서도 “공원 입구가 다소 가파른 곳에 있고 음수대를 찾기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공원을 이용할 때 이 씨처럼 공원 내 음수대나 편의시설이 부족한 점을 아쉬워하는 서울시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한 도시공원 활용도의 향상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이 보고서를 보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주로 하는 활동은 ‘걷기, 체조’가 75.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공원 내 운동기구 이용’(11.2%)이었다. 시설물을 활용하기보다는 산책이나 체조처럼 맨손으로 가볍게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운동기구와 같은 편의시설을 확충해 달라는 의견으로 이어졌다. 연구원이 공원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물어보니 ‘공원 내 운동시설 추가 설치’가 11.2%로 가장 많았다.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해 달라거나 전반적인 편의시설을 보강해 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야간에도 운동을 위해 공원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는 만큼 치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치안을 위한 순찰을 확대해 달라(8.9%)거나 가로등을 추가 설치해 달라(5.4%)는 의견이 순위권에 올랐다.

연구원은 독립공원 홍릉근린공원 고척근린공원 신림근린공원 청담근린공원 개포근린공원 숭인근린공원 등 7곳을 대상으로 한 평가도 진행했다. 평가 결과 운동시설의 개수나 종류, 정비 상태가 공원마다 고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 취약 계층을 위한 방범벨이나 가로등의 보강은 물론이고 음수대,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됐다. 최근 방문객이 점차 늘고 있는 서울둘레길 같은 트레킹 코스와 근린공원을 연계하는 동선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개설해 시민들의 참여를 늘리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가령 공원 근처의 체육센터나 도서관과 연계해 ‘효과적인 산책 비법’ ‘숲속에서 책 읽기’ 등의 수업과정을 운영해 볼 수 있다. 미국 애틀랜타의 경우 옛 철길을 공원과 산책로로 개발하면서 주위에 예술작품을 설치하고 연주자, 음악가 등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도시공원 활용 방향을 설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이나 통합적인 지침 마련은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원주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권역별로 이용자가 몰리는 공원을 선정해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한 공원 모델 시범사업을 시행한 뒤 이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