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차세대 반도체 사업장 찾아… “잘못된 과거-사고 과감히 폐기” 사장단과 ‘시스템 1위’ 비전 공유… 진보성향 김지형 前대법관 인선 외부위원 6명에도 시민단체 인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경기 화성시 삼성의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 부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를 반도체 개발 현장에서 시작한 것은 삼성이 지난해 대외적으로 선포한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비전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 “잘못된 관행 버리고 미래로”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0년 경자년 신년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경기 화성시 반도체 사업장으로 향했다. 반도체연구소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기술’을 보고받은 뒤 DS(반도체)부문 사장단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기남 DS(반도체) 부문장(부회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의 신년회는 이 부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이날 오전 9시 김 부회장 주재로 열렸지만 이 부회장의 현장 메시지가 사실상 삼성의 ‘신년사’ 성격을 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혁신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실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게 핵심 메시지다.
특히 3나노 반도체는 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GAA·Gate All Around)을 적용했다. 삼성이 최근 공정 개발을 완료한 5나노 제품에 비해 칩 면적을 35%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소비전력을 50% 줄이면서도 성능(처리 속도)은 약 30% 향상시킬 수 있다.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달성할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 시민단체·법조계가 삼성 준법 여부 살핀다
한편 삼성은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어 준법감시체계를 확립하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17일 전자, 금융, 건설 등 7개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모여 준법감시위원회 설립을 논의했고, 각 계열사가 위원회와 일종의 협약을 통해 이를 지키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지주사나 그룹 기획조정실이 따로 없어 계열사마다 이사회의 준법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새로운 감독기구를 만드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김 전 대법관은 9일 준법감시위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마다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위원회 및 팀이 운용되고 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이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계열사별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연계해 더욱 강도 높은 준법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