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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아낀 尹… 檢내부선 “총장 손발 쳐내나” 긴장

입력 | 2020-01-03 03:00:00

현충원 방명록에 ‘바른 검찰’ 적어… 정부 신년회선 秋와 간단히 인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 다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 총장은 미리 배포한 신년사를 자구 수정 없이 그대로 읽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조국에 헌신하신 선열의 뜻을 받들어 국민과 함께 바른 검찰을 만들겠습니다.”

2일 오전 9시 20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간부들과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 오전 7시경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재가한 직후였다.

현충원을 떠나는 윤 총장에게 기자들은 ‘추 장관에게 검찰 인사와 관련해 의견을 낼 계획이 있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 통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윤 총장은 “순국선열을 추모하러 왔다”고만 말했다.

윤 총장은 오전 11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회에 참석했다. 이 행사엔 추 장관도 참석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은 간단히 인사 정도만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이 지휘하고 있는 검찰 수사를 비판한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손발’을 쳐내기 위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추 장관이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청와대 하명의혹 수사를 진행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장급 인사의 날짜와 대검 주요 보직 인사가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사실이라면 사실상 윤 총장의 손발을 묶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인사를 통해 윤 총장을 고립시키는 것이 현실화될 수 있다. 다만 청와대가 여론을 의식해 올 총선까지 윤 총장을 해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인사로 검찰이 통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감찰권과 수사지휘권까지 동원해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를 막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재 hoho@donga.com·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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