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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유서로 보는 속마음… 극단적선택 막을 길은

입력 | 2020-01-04 03:00:00

◇자살하려는 마음/에드윈 슈나이드먼 지음·서청희, 안병은 옮김/280쪽·3만3000원·한울




자살한 사람이 쓴 유서를 읽어본 적이 있는가. 직접 써본 적은?

책은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방식으로 자살하거나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의 실제 유서를 보여준다. 자신의 인생과 결핍에 대해 기록한 꽤 긴 수기를 내밀기도 한다.

‘왜 자살을 택하는가’의 문제를 책은 다각도로 짚는다. 자살하거나 자살을 시도한 유명인, 즉 나폴레옹, 히틀러, 메릴린 먼로, 고흐에 대한 정신적 욕구 점수표도 공개한다.

저자는 우연히 자살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가 현대 자살학의 권위자가 됐다. 194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청 검시기록보관실에 임상심리사 자격으로 가서 약 2000개의 유서를 발견한 것이다. ‘과학자에게는 꿈같은 일이었다’고 술회한다.

저자는 반세기 동안의 자살 연구 끝에 얻은 귀한 결론을 선뜻 내놓는다. 자살이란, 마음이 독재자나 황제처럼 행동하는 행위라는 것. 독재자의 횡포에 맞서 바깥으로 손을 뻗고 더 신중한 다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