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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보다 실질권력 센 전쟁영웅… “이란의 로멜”

입력 | 2020-01-04 03:00:00

[美-이란 일촉즉발]사망 솔레이마니는 누구
혁명수비대 특수군 22년째 지휘… 트럼프 트위터 협박에 SNS 맞짱도




‘이란의 로멜’ ‘이란 권력 2인자’ ‘트럼프와 맞짱 뜬 남자’….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3일(현지 시간)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고드스군사령관(63)의 별칭들이다. 미국에는 눈엣가시였지만 이란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았다. 이란의 신정 일치 통치 체제의 토대인 혁명수비대에서도 엘리트 조직으로 통하는 고드스군 총사령관을 22년째 지냈다.

고드스군은 해외에서 특수·비밀작전을 수행하는 정예 조직이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고드스군을 이끌며 중동 곳곳에서 현장 작전을 지휘했다. 특히 ‘시아벨트’ 국가를 중심으로 친이란 무장세력을 지원해 중동지역에서 안보 영향력을 넓혀 왔다.

전략뿐 아니라 현장 지휘관으로서도 활동했다. 1980∼1988년 이란-이라크전쟁 당시 공을 세웠고 2015년에는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주도했다. 이처럼 중동 전역을 누비면서도 은밀히 작전을 펼쳐 ‘그림자 사령관’이란 별명도 얻었다.

이란에서 그는 실질적 권력이 대통령을 능가한다고 한다. 1999년 전국적 반정부 시위 당시 모하마드 하타미 당시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경고를 보냈고 2017년에는 대선 후보로 추대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외교장관을 대신해 시리아와 이란 간 정상 회담에 배석해 화제를 모았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2018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제재 개시를 앞두고 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에 자신의 사진을 합성한 뒤 “제재가 오고 있다”는 문구를 넣은 이미지를 트위터에 올리자 “당신은 내가 상대한다”는 메시지와 자신의 사진을 담은 이미지로 맞대응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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