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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뜨거울 수 없다… K리그2 ‘거물들의 승격전쟁’

입력 | 2020-01-06 03:00:00

스타사령탑 영입 야심찬 도전




‘황새, 스나이퍼, 제갈용, 승격 청부사까지….’

2020년 프로축구 K리그2(2부)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출신 감독을 포함해 이름값 높은 사령탑들이 1부 승격을 놓고 벌이는 지략 대결로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새 시즌을 앞둔 거물급 신임 감독들은 팀의 승격을 이뤄내기 위해 비시즌부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시민구단으로 운영되다가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돼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대전하나시티즌은 ‘황새’ 황선홍 감독(52)과 함께 비상을 꿈꾼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황 감독은 포항과 FC서울 등에서 1부 우승을 차지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던 지도자다. 황 감독은 4일 창단식에서 “세밀한 패스 축구로 이른 시일 내에 1부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전의 지난 시즌 성적은 2부 10개 구단 중 9위. 황 감독은 “고향이 이쪽(충남 예산)이라 관심을 가졌던 팀인데 좋지 않은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힘든 여정이 되겠지만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과 함께 한일 월드컵 4강을 이끈 ‘스나이퍼’ 설기현 감독(41)은 경남에서 프로 사령탑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2년 전 1부 준우승 팀 경남은 말컹 등 주축 선수들의 이적 등으로 전력이 약화되면서 지난 시즌 2부로 강등됐다. 43골(1부 12개 구단 중 득점 10위)에 그친 빈약한 공격력을 보완하는 게 당면 과제다. 현역 시절 벨기에, 잉글랜드 무대에서 뛴 공격수 출신의 설 감독은 “유럽에서 경험한 클럽 운영 방식과 코칭 시스템을 활용해 경남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현역 은퇴 이후 성균관대 감독 등을 맡아온 그는 한일 월드컵 멤버들과의 사령탑 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경험 많은 형들이 부담도 되지만 경남이 상대하기 쉬운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은 K리그2이지만 축구협회(FA)컵 등에서는 K리그1의 서울(최용수 감독), 성남(김남일 감독)과 만날 수도 있다.

‘승격 청부사’ 남기일 감독(46)은 지난해 1부 최하위(12위)로 강등된 제주에서 다시 한 번 승격에 도전한다. 남 감독은 광주(2014년)와 성남(2018년)에서 1부 승격을 이끈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1부 성남의 지휘봉을 내려놓고 제주의 지휘봉을 잡았다. 1일 선수들과 함께 한라산 사라오름(해발 1338m)에 오른 남 감독은 등반 도중 한라산 정상을 바라보며 선수들에게 “우리가 올해 이뤄내야 할 목표가 저기 있다. 새 시즌이 끝났을 때는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내려다보자”고 말했다. 남 감독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아끼는 제자 정조국(36)을 영입했다. 정조국이 2016년 광주에서 득점왕을 차지할 당시 사령탑이 남 감독이었다. 정조국은 “제주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에서 김정태 구단주(앞)가 구단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2년 연속 K리그2 최하위(10위)에 머문 서울 이랜드는 지난해 20세 이하 폴란드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제갈용(제갈공명+정정용)’ 정정용 감독(51)이 지휘봉을 잡았다. 현재 목포에서 훈련하며 조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이랜드는 10일 태국으로 출국해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정 감독은 “유소년들과 달리 프로 선수는 단점을 고치는 게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시켜 강한 팀을 만들겠다. 재창단이라는 각오로 팀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K리그2는 2월 29일 개막한다. 2부 우승팀은 1부로 자동 승격하고, 2∼4위 플레이오프의 승자가 1부 11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