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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머니 명수’ 최준용 미운털?… 독이 되어 돌아왔다

입력 | 2020-01-06 03:00:00

‘2달러’ ‘쉿’ 등 화제 뿌렸지만 상대벤치-선수 자극해온 점 있어
결국 4일 ‘강병현 조롱’ 논란 야기… SK, 모비스에도 져 시즌 첫 3연패




슛을 성공시킨 뒤 왼 손목에 문신으로 새긴 행운의 2달러를 관중석으로 날리는 세리머니를 하는 SK 최준용(왼쪽 사진). 다채로운 세리머니로 ‘세리머니 장인’이라 불리는 그는 4일 LG전에서 리바운드 다툼을 하다 넘어진 강병현(오른쪽 사진 오른쪽)을 잠시 바라보는 듯한 행동으로 충돌을 빚었다. KBL 제공·네이버 중계화면 캡처

관중석을 향해 날리던 세리머니가 상대팀 벤치를 자극했던 걸까.

다양하고 기발한 세리머니로 ‘세리머니 장인’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프로농구 SK의 최준용(26)이 상대방의 오해를 살 만한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최준용은 4일 LG와의 경기에서 팀이 50-41로 앞서던 3쿼터 4분경 LG 강병현에게 떠밀려 넘어졌다. 강병현과 경합하다 리바운드를 잡았는데, 동료에게 패스를 하기 직전 최준용이 강병현을 쳐다본 행동이 발단이 됐다.

경기는 잠시 중단됐고 심판들은 비디오판독 뒤 최준용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강병현과 그를 밀친 김민수에게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을 선언했다.

강병현은 최준용이 넘어진 자신을 향해 공을 뿌리는 행동에 “조롱한다고 느껴 순간적으로 흥분했다”고 했고, 최준용은 도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코칭스태프를 통해 항변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최준용이 그동안 보여준 세리머니가 다른 팀 선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고 지적한다.

이번 시즌 SK의 초반 상승세를 주도해 온 최준용은 다양한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았다. 슛을 성공시킨 뒤 자신의 왼 손목에 새긴 2달러 문신을 ‘날리는’ 세리머니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상대 벤치나 관중석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는 ‘쉿’ 세리머니, 넘어진 상대 선수를 강렬한 눈빛으로 ‘응시하는’ 세리머니도 선보였다. 그의 행동에 홈팬들도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런 세리머니는 부작용도 불러온 듯하다. 최준용과 강병현의 충돌 뒤 크게 뒤져 있던 LG는 76-73으로 역전승에 성공했다. 문경은 SK 감독도 “선수끼리의 충돌이 LG 선수들을 더 뭉치게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준용은 1일 오리온과의 경기에서도 장재석과 심한 몸싸움을 하며 신경전을 벌였는데 이날도 SK는 오리온에 패했다(75-83). SK는 5일 현대모비스에도 77-83으로 져 시즌 첫 3연패를 당했다. 같은 날 KGC가 오리온에 83-84로 패해 공동 선두(19승 11패)를 유지한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최준용과 강병현의 충돌에 대해 제3구단의 감독은 “팬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주고 자신이나 팀의 사기 진작에도 도움을 준다는 차원에서 세리머니는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세리머니는 팬 서비스로 이해된다. 하지만 코트 위 상대 선수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동업자 정신을 위배하는 행위라면 자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3위 KCC는 5일 삼성을 84-64로, 4위 전자랜드는 LG를 80-79로 누르고 공동선두(SK·KGC)를 각각 1경기, 2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