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재 강조 며칠도 안돼 NC 코치, 출동 경찰과 몸싸움 LG 선수는 시민 폭행 혐의 입건
“KBO 리그가 여러분의 오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겠습니다. 클린 베이스볼 확립도 잊지 않겠습니다.”
2020년 새해를 앞두고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2018년 부임 초부터 화두로 꺼냈던 ‘클린 베이스볼’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수장의 다짐은 새해가 닷새도 지나지 않아 무색하게 됐다. 2건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지며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NC는 4일 “2군 코치 A 씨(45)를 클린베이스볼센터에 품위손상 행위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A 씨가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인천 남동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됐기 때문이다. NC는 “코치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구단은 “경찰 조사를 지켜본 뒤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지난해에도 선수들의 음주 운전과 스프링캠프 불법 도박 의혹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구단들은 재발 방지, 강도 높은 처벌 등을 약속했지만 각종 사건·사고는 잊을 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관중이 728만6008명으로 4년 만에 800만 명이 안 된 이유 중의 하나로도 지적된다.
총재의 신년사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터진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KBO도 고심에 빠졌다. 한 관계자는 “각 구단으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징계위원회 개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찰 수사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재는 신년사에서 “새해는 야구의 ‘초구’와 닮았다. 투수의 손에서 초구가 떠났을 때 모든 플레이가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0년 초구의 방향이 심상치 않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