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100년을 준비합니다/2020 新목민심서-공직사회 뿌리부터 바꾸자] 다른 부처 공무원 기여도 인정 등… 인사-평가 시스템부터 바꿔야 “佛선 부처를 블록처럼 묶고 풀어”
부처 간 칸막이 해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돼온 공직 혁신의 ‘단골 메뉴’다. 지난해 2월 행정안전부는 정부 혁신 6대 역점 추진 분야의 하나로 정부기관 간 칸막이를 허무는 협업 강화를 꼽았다. 협업 표준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인력을 상호 파견하는 협업 정원제를 운영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한 협업 시스템과 인적 교류 활성화를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아예 청와대 비서관실 칸막이를 뜯어버리는 등 임기 내내 부처 간 협업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칸막이 해소가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는 것은 현재의 공무원 인사·평가제도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제 살 깎기 식 협업만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협업 과정에서 주무부처 소속이 아닌 다른 부처 공무원의 기여도를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무조정실 등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부처 이기주의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공무원은 평생 한 부처에 소속되는 한국과 달리 공직생활 동안 3, 4개 부처를 옮겨 다닌다. 부처를 옮겨 다니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지만 싱가포르에선 자기 전공 업무를 여러 부처에서 맡아보는 식이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