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직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지난해 9월2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에서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News1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6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시절 본인의 감찰관실 인사를 두고 검찰 고위 관계자가 ‘부당거래’를 제안했었다는 폭로를 내놨다.
임 부장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법무부 감찰관실에 감찰 제도 개선 방안 마련 지시를 한 날 (기자들에게) 법무부 연락을 받았다고 답을 하긴 했다”면서도 “인사 관련 부당거래 시도에 대해서는 전혀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가 공유한 자신의 칼럼에 따르면 그는 조 전 장관 취임 당일 오전 ‘감찰담당관실 인사발령을 검토 중인데 검찰의 반대가 극심하다. 요구조건을 수락해야 발령을 낼 수 있다’는 내용의 법무부 간부 연락을 받았다.
임 부장검사는 “배후의 검찰 간부들이 누군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감찰을 요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말을 아껴야 할 때라 생각했다”며 “조 전 장관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없을 텐데, 검찰개혁을 하는 체라도 할 그 간부들의 협력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퇴임할 게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일 임명된 추미애 신임 법무부장관에게 “추 장관이 상관과 국민을 속이려는 간부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검찰개혁을 뚝심 있게 이끌어가 주십사하는 마음으로 그날 오전 일을 뒤늦게 고백한다”며 “해야 할 말을 할 수 있어서 저는 행복합니다. 아이 캔 스피크!”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고검의 박모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임 부장 검사 칼럼 내용과 관련한 글을 올리고 “제목이 ‘아이 캔 스피크2’인데, 한국어를 매우 잘하는 임부장인데 그동안 무엇을 말할 수 없었다는 것인지 제목만 봐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설마 누구보다도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임 부장이 그간 남모르게 제약을 받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읽어봤는데, 내용을 보니 ‘예상된 당황스러움’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하기 어려운 희한한 감정을 갖게 했다”며 “동료들께서도 읽어보시면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