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수 1990년 39개→2018년 4만개
무인 결제 시스템이 설치된 첨단 편의점인 서울 강서구 GS25 강서LG사이언스2점에서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위쪽 사진). 아래쪽 사진은 1993년 초창기 편의점 모습. GS리테일 제공·동아일보DB
국내 편의점 업계도 30년간 크게 성장했다. 6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1990년 39개에서 2018년 기준 3만8451개로 늘었다. 이제는 전국 어디서든 편의점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브랜드를 가리지 않은 최초 편의점은 1989년 5월 서울 송파구에 들어선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다. 초창기 편의점은 소비자들에게 영업시간이 일반 슈퍼보다는 길고 좁은 매장에서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는 ‘현대식 구멍가게’ 정도로 인식됐다.
편의점은 1990년대 말로 접어들면서 점차 생활 편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늘려갔다. 1997년에는 LG25(현 GS25), 훼미리마트가 전기료 전화료 등 공공요금 납부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0년에는 LG25, 훼미리마트, 바이더웨이 등 일부 편의점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돼 입출금, 잔액 조회 등 간단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대형마트의 성장이 주춤하는 반면 편의점은 날개를 단 듯 입지를 굳혀 갔다. 2007년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1만 개를 돌파했다. 1인 가구를 잡기 위해 편의점들은 앞다퉈 ‘혼밥족’을 위한 도시락 등 다양한 식제품을 선보였고 무인택배함, 물품 보관, 휴대전화 충전 등 젊은 1인 가구를 위한 여러 서비스를 내놨다.
2016년에는 전국 편의점 점포 수가 3만 개를 넘어섰다. 편의점은 이미 포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양적 성장보다는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여 차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카페형 편의점, 식당형 편의점 등 ‘다기능 편의점’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이뤄졌다. 지리적 특성을 반영해 강원 평창군에서는 회를 떠주는 편의점(CU 휘닉스평창 센터플라자점), 제주에서는 전기차 충전 시설을 갖춘 편의점(GS25 제주 서귀대포점) 등이 생겨났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이마트24는 도서 진열대가 설치된 ‘책 읽는 편의점’, 청음시설을 갖춘 ‘음악 듣는 편의점’ 등 이색적 콘셉트의 편의점을 속속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먹고 쉬고 마실 수 있는 ‘사랑방’”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기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편의점은 현재 가장 대표적인 소매업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편의점은 도시인의 ‘힐링 플레이스’로서의 기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