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스케이트 타듯 미끄러져” 국도서 연쇄 추돌로 10명 부상, 출근길 3시간 50분 극심한 정체 경찰, 정확한 사고원인 조사
6일 오전 경남 합천군 대양면 인근 국도 33호선에서 승용차와 트럭 등 41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10명이 다쳤다. 경찰은 도로 위에 얼음이 얇게 만들어지는 ‘블랙아이스’의 영향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남도소방본부 제공
6일 오전 6시 46분경 경남 합천군 대양면 초계마을 함지 교차로 인근 국도 33호선에서 승용차와 트럭 등 41대가 추돌했다. 사고가 난 곳은 합천읍 방향 편도 2차로 내리막길이며 오른쪽으로 굽은 도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형 트럭이 먼저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뒤따르던 승용차 등 32대가 연쇄 추돌했다. 또 20여 m 떨어진 곳에서 승용차 7대가 잇따라 추돌하고 승용차 2대도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사고의 여파로 이 도로는 3시간 50분 동안 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전남 순천과 여수, 광양 등에서 수도권으로 가는 화물차와 대형 트럭들이 노선 길이가 짧은 국도 33호선을 통해 광주대구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있어 이 도로는 교통량이 많은 편이다. 또 사고 당시 진주권에서 합천으로 출퇴근하는 시간대라서 정체가 더욱 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에 내린 비로 인해 내리막길에 살얼음(블랙아이스)이 얼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합천에는 이날 오전 6시 25분부터 사고 무렵까지 1.5mm의 비가 내렸다. 기온은 영하 0.1도였다. 경찰은 “사고 구간은 골짜기 바람이 심하고 출동 당시 도로 곳곳에 살얼음이 있었다. 블랙아이스의 간접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도로교통공단 등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살얼음과 같은 도로 여건에서 발생한 사고는 2723건으로 눈길에서 일어난 사고 1584건보다 많았다. 사상자도 마찬가지였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블랙아이스 사고를 막으려면 해당 구간에서는 규정 속도의 절반 정도로 운행해야 한다. 급제동과 급출발, 급회전은 삼가고 운전대의 중심을 유지하면서 방향을 바꾸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합천=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