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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책에도 서울 미세먼지 더 나빠져

입력 | 2020-01-07 03:00:00

작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정부 목표치에도 이르지 못해
강수량 줄고 대기정체 등 겹쳐
충청-세종順 높아… 제주 가장 낮아




2019년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m³당 2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분석됐다. 미세먼지 대책이 수도권에 집중됐지만 오히려 2018년(23μg)보다 나빠졌다. 지난해 1, 3월의 기록적인 고농도 현상과 줄어든 강수, 대기 정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6일 국립환경과학원의 시도별 대기정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3μg으로 전년과 동일하다.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에선 충북이 28μg으로 가장 높았다. 충남과 세종 경기 전북이 26μg으로 뒤를 이었다. 연평균 농도가 가장 낮은 곳은 제주(19μg)였다. 전국 평균 농도는 전년도와 같았지만 서울은 뒷걸음질쳤다. 정부가 내세운 목표에도 이르지 못했다. 지난해 2월 국무총리 산하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는 2019년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목표를 21.5μg으로 정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원인 규명을 위해 초미세먼지 배출 상황과 기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다. 우선 1, 3월 발생한 대기 정체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수도권에 내려진 14차례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중 12차례가 1∼3월에 몰렸다. 그만큼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심했다. 3월에는 사상 처음 7일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이 기간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29μg(1월 14일), 135μg(3월 7일)으로 2차례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정책 실패라기보다 대기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난해 전국 평균기온은 14.2도로 전년보다 0.5도 높았다. 연 강수량은 1182mm로 전년 대비 235mm가량 적었다. 평균 풍속도 초속 2m로 전년(2.2m)보다 낮아졌다.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비는 적게 오고, 대기 흐름은 약해진 셈이다.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 등 기후변화 대응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가 9월 말 계절관리제의 하나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제한을 제안한 뒤 12월 전국 60기 발전소 중 9∼16기의 발전을 중단하고 있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대기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상 조건”이라며 “일정 수준 이하로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저감해야 농도도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