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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러, 유엔서 ‘중동 위기’ 신경전…美 “中·러 때문에 안보리 침묵”

입력 | 2020-01-07 16:16:00


미국이 이라크 내 친이란 시위대의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습격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언론 성명을 추진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6일(현지 시간) 전했다.

미 유엔대표부는 이날 “중국과 러시아가 외교 공관의 불가침 원칙을 강조하는 안보리 성명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가 침묵한 것과 달리 27개 회원국이 바그다드 대사관 피습 사건 규탄 성명에 동참하고 있다”고 여론전을 펼쳤다.

안보리 언론 성명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의안보다 수위는 낮지만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안보리가 언론 성명을 내놓으려면 15개 이사국들의 컨센서스 합의가 필요하다.

중국과 러시아 측은 미국의 비난에 맞서 장외 설전을 펼쳤다. 이라크의 시위대의 미 대사관 습격을 다루려면 미국의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폭살까지 포함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 공격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지만 유엔 무대에서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미국의 일방적 조치 등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만약 안보리가 무엇을 해야 한다면 모든 일을 전면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공격으로 대사관 피습 규탄 성명이 무산됐다며 미국 탓을 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우리와 미국 사이에서는 적어도 (언론 성명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며 “3일 바그다드 공항에서 공습을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