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국 대학연구팀 300여곳 분석
예를 들면 온라인 데이터 저장 서비스인 드롭박스(Dropbox)는 창업자가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가지고 다니다가 자주 잃어버리는 것이 짜증 나서 창업했다는 스토리가 있다. 2012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런 소비자형 창업이 전체 창업 수의 약 10.7%를 차지한다.
소비자형 창업자는 흔히 창업 자금 확보를 위해 크라우드(crowd) 펀딩을 활용한다. 다수의 대중에게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모금하는 방식이다. 왜 그럴까? 미국 센트럴미시간대, 워싱턴주립대, 태국의 상공회의소대 소속의 연구진은 2014년 한 해 동안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 등록된 300여 개 창업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창업 자금 확보를 위한 창구로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소비자형 창업이 잠재적 소비자와 동질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설정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잠재 고객에게 어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개발했을 때 잠재 고객은 창업자와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동질감 때문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 또 상품의 혁신성도 더 높게 인지한다.
이는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벤처사업에서부터 진입장벽이 대체적으로 낮은 요식업에까지 모든 산업에 적용된다. 창업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과 잠재적 소비자가 원하는 영역이 잘 어우러질 때 성공은 더 가깝게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연구는 창업의 근본적인 질문에 접근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임하고 있는지, 또 소비자와의 동질감을 이끌어내고 있는지 등이 벤처 성공의 기본적인 열쇠라는 것이다.
이종균 제임스매디슨대 경영학과 교수 lee3ck@jm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