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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수 통합 못하면 정권 독주 못 막아… 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

입력 | 2020-01-08 00:00:00


새해 벽두 보수 통합이 발등의 불이다.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으로 범여권에 유리한 선거 환경을 조성하면서 자유한국당 등 야권 진영의 통합이나 선거연대가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4·15총선을 석 달여밖에 남겨두지 않아 시간도 촉박하다. 공천과 선거운동을 고려하면 설 전후에 결판이 나야 한다.

한국당은 단독으로 혹은 보다 우측에 있는 세력과의 통합만으로는 총선에서 승산이 없어 보인다. 그나마 범여권과 겨뤄 보려면 최소한 한국당과 중도보수 세력 간 통합은 이뤄져야 한다.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의원들이 새보수당을 창당하고 보수재건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날인 6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공식화하고 이달 내에 통합을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두 당이 공식 협상에 나서기도 전에 반발이 나타났다. 앞서 유 의원은 탄핵을 거론하지 않고, 개혁보수로 나아가며, 신당을 창당해 합치는 것을 보수재건의 3원칙으로 내걸었다. 황 대표가 통합의 전제로 이 같은 원칙을 수용한다고 발표하려 하자 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반발 원인을 따져 가면 역시 탄핵이다. 탄핵에 가담했던 유 의원 측이 못마땅한 데다 새보수당은 내버려두면 사라질 정당으로 여겨 당 대 당 통합을 하는 게 불만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각각 후보를 내면 새보수당도 망하겠지만 한국당도 망한다. 새보수당은 홀로서기는 어렵지만 한국당과 합치면 중도보수로의 확장성으로 인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합을 하려면 대동(大同)을 구하고 소이(小異)를 버려야 한다. 민감한 차이는 제쳐둘 수 있으면 제쳐두는 것이 통합에 성공하는 지혜다.

보수권 바깥에서는 안철수 측이 반(反)문재인 편에 서 있다. 안철수 측도 현 정권에 강한 비판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빅 텐트’ 속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결선투표가 없는 나라에서는 뜻이 비슷한 세력은 통합해서 선거에 임하는 것이 사표(死票)를 막아 표심을 정확히 반영한다. 한국당과 새보수당마저 통합하지 못하면 보수축이 무너져 정권이 폭주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