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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도주’ 망신 당한 日… 보석금 160억원 몰수

입력 | 2020-01-08 03:00:00

검찰은 곤 아내 위증 혐의로 영장
남편과 도주… 집행 가능성은 없어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이 일본을 탈출하며 몸을 숨겼던 대형 악기 상자. 사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의 보석 중 해외 도주로 망신을 당한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NHK는 도쿄지방법원이 곤 전 회장이 납부한 보석금 15억 엔(약 160억 원)을 전액 몰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몰수된 보석금 중 역대 최고액이며 전액 국고로 환수된다. 도쿄지검은 그의 아내 카롤 씨에 대해 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카롤 씨도 남편과 함께 레바논에 머물고 있어 실제 영장이 집행될 가능성은 낮다. 일본 정부는 곤 전 회장의 출국 경로로 지목된 개인 비행기 화물 검사도 대폭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탈주 경로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주를 도운 미국인 2명은 지난해 12월 말 일본에 입국해 간사이공항 인근 호텔 방에 음향기기 운반용 대형 상자 2개를 넣어뒀다. 이들은 도쿄로 이동해 12월 29일 오후 곤 전 회장과 만났다. 세 사람은 오후 4시 반경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신오사카역으로 가 이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에서 나올 때 미국인 2명은 각각 대형 상자를 실은 수레를 1개씩 끌었고 이 중 한 상자에 곤 전 회장이 숨어 있었다. 이들은 택시로 간사이공항으로 이동해 개인 제트기에 대형 상자를 반입한 뒤 이날 오후 11시 30분 터키로 떠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 국적의 10∼15명이 탈출을 도왔으며 이들은 사전에 일본을 20차례 이상 찾아 10곳 이상의 공항을 답사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큰 화물에 대한 X선 검사가 없는 등 간사이공항의 출국 체계가 매우 허술하다는 점이 발견됐다. 도주에 쓰인 터키 민간 항공사 MNG의 전세기 2대 임차료만 35만 달러에 달하는 등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고도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