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중 우크라 스캔들에 반감 커… 증언 내용따라 분위기 바뀔수도 평소 ‘메모광’ 불려 기록도 풍부… 공화당, 증인채택 저지 총력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상원이 소환장을 발부하면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 시민이자 전직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증언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어 신중히 고민한 결과 증언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집권 공화당이 상원 100석 중 53석을 점유하고 있어 그가 실제로 상원에서 증언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의 탄핵 심리가 시작될 때까지 증인 소환 여부에 대한 결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재선 승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수사를 압박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바이든 수사와 미국의 군사 원조 등을 연계하려는 시도를 크게 우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바이든 수사를 직접적으로 압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두고 ‘모든 사람을 날릴 수 있는 수류탄 같은 인물이다. 그의 계획은 마약 거래 같다’고 거세게 비난한 적도 있다.
이런 그의 이력, 트럼프 대통령과의 매끄럽지 못한 결별 등을 감안할 때 볼턴 전 보좌관이 대통령에게 부정적 증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메모광’으로 유명한 볼턴 전 보좌관의 기록 습관도 백악관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백악관 최고위급 중 가장 많은 메모를 작성한 사람이 볼턴이며 어떤 탄핵 조사 증인보다 더 많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관한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