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 중 남북협력 강화 구상과 관련해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정부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한 나라의 대사가 한 말에 대해서 청와대에서 일일이 답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간 수시로 소통을 통해서 여러 사안들에 대해 협의와 논의를 거치고 있다는 점은 수없이 말했다. (한미는) 어떤 사안이든 함께 풀어가야 될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한미가 이미 협의하고 있으니 문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 해리스 대사가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는 것이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나라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만큼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운신의 폭을 넓혀 나가면서 독자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진전시켜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국제사회와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 신년사에 빠졌던 ‘북핵’을 추가하면서 남북관계 강조가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남북 교류 사업을 담당하는 기존 교류협력국을 교류협력실로 승격시키고, 인원을 35명에서 52명으로 약 50% 증원키로 했다. 부처 정원(604명)은 그대로 두고, 남북출입사무소·통일미래센터·남북회담본부·화천 제2하나원 등에서 인원을 뽑아 교류협력실에 집중 배치했다. 통일부는 올해 비무장지대(DMZ) 남북 공동실태조사,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후속 조치, 남북 관광분야 협력 등을 역점 사업으로 정해 추진 중이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