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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었나…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익 5분기 만에 반등 성공

입력 | 2020-01-09 03:00:00

4분기 영업익 시장 전망치 웃돌아
반도체 1500억 증가한 3조2000억, 모바일 호조 2조원대 중반 예상
작년 전체 매출은 229조 기록




삼성전자의 4분기(10∼12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증가하면서 5개 분기 만에 반등했다. 길었던 반도체 불황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걸까. 증권가에서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회복세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229조5200억 원, 영업이익은 27조7100억 원이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과 비교하면 각각 5.8%, 52.9% 감소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전망치(6조5000억 원)보다 약 6000억 원을 웃도는 7조1000억 원으로 나타나면서 삼성전자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4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전망치보다 높게 나온 건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의 선방 때문이다. 서버 및 모바일 시장 중심으로 수요가 점차 증가했고, 원가 경쟁력이 높아졌다. 잠정실적이라 사업 부문별 상세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전자업계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약 3조2000억 원 난 것으로 추정했다. 전 분기(3조500억 원)보다 1500억 원 늘어났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 하락세가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있고, 주요 반도체 공급 업체들의 출하량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D램 가격 협상의 주도권이 구매자에서 공급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 역시 지난해 5월부터 꾸준히 회복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IM(IT 모바일) 사업부가 2조 원대 중반의 양호한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10 판매량이 전작보다 높았고, 중저가 라인업의 판매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TV, 냉장고 사업을 담당하는 CE(소비자가전) 사업부도 선방했다. CE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7000억∼8000억 원대인 것으로 보인다. 가전시장에서 4분기는 전통적으로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 11월 ‘블랙 프라이데이’와 12월 크리스마스 등 쇼핑 대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은 부진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는 등 경쟁이 심해진 탓이다. 또 중소형 제품군의 수요도 둔화됐다.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4000억∼50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이 반도체 호황 때 수준으로 뛰어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 260조6000억 원, 영업이익 38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4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에 이어 1월부터 서버 D램의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 개선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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