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도시재생사업 ‘창신숭인’, 막바지 정비작업 현장 가보니
서울 종로구 채석장전망대 내부 모습. 왼쪽 통유리창으로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오른쪽 벽면에는 창신숭인 주민들이 만든 동화책과 이를 소개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전시돼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백남준기념관 등 종로구 창신숭인 도시재생의 마중물 사업 12개 중 11개가 완료돼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마지막 사업은 옛 원각사 터에 여성사(史) 도서관인 서울여성역사샘터를 짓는 것으로 올 3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창신숭인지역은 창신1∼3동과 숭인1동으로 2007년 4월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2013년 10월 해제됐다. 2014년 서울형 도시재생 1호 사업에 선정됐다. 도시재생 사업으로 지역 문화와 특색을 되살리고 삶의 질도 향상됐지만 주민 참여와 자체 예산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이 과제로 남았다.
주민 공간도 늘었다. 봉제역사관 북동쪽 언덕에는 그물형 정글짐(높이 9m)이 설치된 산마루놀이터와 목공, 봉제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창신소통공작소가 들어섰다. 동 별로 주민 공동 이용시설 3곳도 조성됐다. 북쪽 끝자락에는 채석장 전망대가 나온다. 채석장 전망대에 올라서면 북악산, 남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시내 모습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골목 환경도 개선됐다. 행인이 다닐 때마다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태양광 조명등 등을 설치해 안심하고 골목길을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좁은 골목길이 많아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차가 들어오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바닥의 소화전은 눈에 띄도록 노란색으로 덧칠했다. 곳곳에 안전벤치도 설치했다. 안전벤치는 평소 휴식을 위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화재가 발생하거나 눈이 내리면 벤치 안에 들어있는 소화기나 제설제를 꺼내 사용할 수 있다.
창신숭인도시재생협동조합에 따르면 창신숭인 지역의 공시지가는 도시재생사업 추진 이후 서울 평균 수준으로 올랐다. 신축 건물이나 리모델링을 하는 건물도 늘었다. 청년들이 입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 등도 마련됐다.
창신숭인 지역은 사업비 200억 원을 들여 굵직한 사업을 거의 마쳤지만 시설 관리와 운영, 활성화 등은 주민 몫으로 남았다. 주민들은 전국 1호 지역재생기업인 ‘창신숭인도시재생협동조합’을 세워 백남준기념관 내 카페 등 시설과 도시재생 가이드 등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 일부는 마을 기금으로 적립해 다양한 동네 사업을 추진한다. 손경주 창신숭인도시재생협동조합 상임이사는 “도시재생 사업은 시설 건립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크고 작은 동네 문제를 해결하며 모범적인 지역재생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