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관 대출 도서 베스트 10
서울시교육청 산하 어린이도서관이 2019년 한 해 동안 학생들이 가장 많이 빌려갔던 ‘최다 빈출 대출도서 베스트 10’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궁금증이 많이 풀릴 것이다. 조사 결과 1위는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으로 나타났다. 주인공은 얼굴은 엉덩이 모양에 몸은 사람이며 지능지수(IQ)는 1104에 이르는 ‘엉덩이 탐정’이다. 어른의 눈엔 다소 황당한 설정이지만 출판계에선 ‘소설가 김영하 작가의 판매부수를 누르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어린이 동화’로 유명하다.
○ 추리·사고력 높이는 학습도서 인기
2위인 ‘빈대 가족의 절약 대전’은 두 가족이 일주일간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생활 속에서 절약을 실천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서로가 상대편 가족을 염탐하면서 ‘빈대 지존’의 자리를 지키는 대결을 펼친다는 게 주 내용이다. 여기에는 절약하는 청소 습관, 맛있고 저렴한 요리 만들기, 돈도 벌고 공부도 되는 자급자족의 비법 등이 담겨 있다.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아이세움 제공
차유정 어린이도서관 실장은 “대출 목록을 살펴보면 어린이들은 자신의 눈높이에서 생기는 호기심을 쉽게 충족시켜 줄 만한 과학서적들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엉덩이 탐정’이나 ‘내일은 발명왕’은 아이들의 사고력과 추리력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때에 비해 달라진 경향이 있다면 ‘환경보호’에 관한 책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이는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이 연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어린이들도 관심을 쏟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 실장은 “학교에서 쓰는 교재나 각종 추천도서 목록에 환경 이슈와 관련된 게 많다 보니 지난 한 해 동안 관련 도서에 대한 대출 문의가 많았다”며 “베스트 10에는 들지 않았지만 ‘북극곰이 녹아요’ 등 지구온난화를 다룬 책들도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방학은 학기 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만큼 독서교육을 하기에 좋은 시기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이 시기를 활용해 긴 호흡을 가지고 시리즈로 된 책들을 완독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정리된 역사서나 고전문학 모음집이 그 예다.
집에서 부모와 아이가 단둘이 책을 읽고 공부할 수도 있지만 교육청 산하 도서관의 프로그램들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엄동환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장은 “또래 친구들과 한 곳에 모여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것은 중요한 학습 경험”이라며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고 다른 사람의 감상을 경청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도서관은 6일부터 16일까지 ‘책으로 여는 기적의 겨울방학’을 진행하고 있다. 양천도서관에서는 ‘우리 역사 속 직업탐구’라는 제목으로 13일부터 22일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진행된다. 용산도서관은 1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그림책으로 만나는 말랑말랑 내 마음’ 수업을 진행한다. 이들 수업은 모두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에서 수강 신청하면 된다. 이미 개강했더라도 남은 자리가 있다면 신청할 수 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