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문화계 천기누설]<1> 대중음악계 트렌드와 유망주
2020년 뉴스를 가장 많이 장식할 대중음악가는 누구일까. 국내외에서 무서운 속도로 팬덤을 늘리고 있는 밴드 ‘아도이’(위쪽 사진)가 떠오를 별이라면 걸그룹 ‘블랙핑크’는 한 뼘 더 떠서 정점을 찍을 스타다. 전문가 20인이 본보에 밝힌 ‘천기누설’에 따르면 그렇다. 동아일보DB·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대세 따르기에서 취향 세분화로
“대세보다 취향 중심의 시장으로 변화.”(미묘 웹진 ‘아이돌로지’ 편집장)
“세분화된 취향과 크라우드펀딩의 증가.”(조일동 대중음악평론가)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제시한 2020 트렌드 키워드는 ‘#취향’과 ‘#큐레이션’이다. 최근 드러난 업계의 그늘에 따른 반작용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불거진 일부 가수의 음원 사재기 의혹과 TV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 조작 논란이 올해 음악계 변화를 부를 두 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윤중 소니뮤직코리아 대표는 “주류 플랫폼이던 음원 차트의 공신력이 주춤한다면 플레이리스트(추천 선곡 목록)와 큐레이션 기반의 플랫폼이 약진할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의 강세는 지속하되 2018년 출범한 대안 음원 서비스 ‘플로’ ‘바이브’가 취향 기반 추천과 이동통신사 결합 할인을 내세워 약진하리라는 분석을 전문가 다수가 내놨다. 조일동 평론가는 “취향 세분화와 크라우드펀딩에 유튜브와 저비용항공사의 발전이 맞물리며 국내외 구분 없이 활동하는 중소 음악가들이 늘 것”으로 봤다.
취향 세분화 속에도 ‘뉴트로(새로운 복고)’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꼽혔다. 박현준 경인방송 PDJ는 “특히 1990년대 콘텐츠가 음악 영화 패션에 걸쳐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에 대한 소비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걸그룹을 위시한 여성 음악가의 활약이 더욱 거세지리라는 전망도 있었다. 김아름 GQ 피처에디터는 “국악이 힙한 음악으로 받아들여지며 새 장을 열지 기대된다. 이날치, 이희문, 악단광칠, ‘노선택과 소울소스 meets 김율희’ 등의 이름을 반드시 기억하라”고 주문했다.
○ 방탄, 블핑 어디까지 올라갈까
새해 컴백이 가장 기대되는 음악인으로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주로 꼽혔다. 놀라운 속도로 세계무대에 오른 만큼, 반박 불가한 지구촌 슈퍼스타로 마지막 반 계단을 더 올라갈지가 관심사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보아, 2014년 이후 첫 정규앨범을 낼 이소라도 꼽혔다. 논란 속에 4월 미국에서 활동을 재개하는 빅뱅의 컴백도 지켜볼 일이다.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혁오…. 2010년대에는 인디발(發) 깜짝 스타의 탄생이 줄을 이었다. 이들의 뒤를 이을 재목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패션쇼장에서 튀어나온 듯 감각적인 신시사이저 팝을 구사하는 밴드 ‘아도이’가 복수의 지목을 받은 가운데, 새소년, 설, 소금, 홍크, 박문치, 민수, 최항석과 부기몬스터 등이 거론됐다.
2020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어버릴, 가장 흥(興)할 음악가는? 방탄소년단과 백예린이 선두에 서고 걸그룹 ‘있지’부터 해외에서 인정받는 메탈 밴드 ‘다크 미러 오브 트레지디’까지 언급됐다. EBS 캐릭터 펭수가 앨범을 내면 가장 흥할 것 같다는 귀여운 천기도 누설됐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미국 R&B 가수 칼리드. 동아일보DB
● 설문 응답자 명단 (20명 가나다순)
김윤하 김학선 미묘 서정민갑 이경준 이대화 조일동(이상 대중음악 평론가), 김상호 JYP엔터테인먼트 이사, 김아름 GQ 피처에디터, 김지원 SM엔터테인먼트 이사, 김헌식 동아방송대 교수, 김홍범 KBS PD, 김효섭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이사, 박현준 경인방송 PDJ, 오지영 SBS PD, 용승우 MBC PD, 장윤중 소니뮤직코리아 대표, 정진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실장, 조성완 FNC엔터테인먼트 사장, 클레이튼 진 워너뮤직코리아 대표.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