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24명 계약 등 고용승계 끝내 기업구단 ‘대전하나시티즌’ 새 출발 대전시 “700억∼800억원 시비 절감…시티즌 보조금, 생활체육에 지원”
대전시티즌이 하나금융그룹으로 전환되면서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다. 사진은 이달 4일 열린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 대전시 제공
대전시민구단이었던 프로축구단 대전시티즌이 하나금융그룹으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기업 구단 전환을 위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다.
9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달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 때 하나금융그룹과 대전시 간 기업 구단 전환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서 양측의 핵심 쟁점이었던 고용 승계 문제에 대해선 기존 선수단 41명 중 지난해 말로 계약이 만료된 10명과 계약 해지된 7명을 제외한 24명에 대해선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계약 해지에 따른 비용 10억 원도 하나금융그룹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또 사무국 직원은 희망퇴직자 2명을 제외한 15명에 대해선 모두 고용 승계하기로 했다.
한선희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하나시티즌으로 재탄생하면서 앞으로 10여 년간 시비 700억∼80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시티즌에 지원했던 보조금은 생활체육이나 엘리트체육 지원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2006년 대전시티즌을 시민 구단으로 전환한 뒤 지난해까지 약 600억 원의 보조금을 투입했으나 운영상의 난맥과 성적 부진 등이 겹치자 지난해 9월 하나금융그룹에 투자를 제안해 11월 5일 투자협약을 맺었다.
한편 대전시는 천연잔디가 깔려 있는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천연잔디와 인조잔디가 섞인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내구성이 좋고 관리가 쉬우며 유지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와 관련해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선수들이 최고의 상태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월드컵경기장 잔디를 교체하는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허 시장은 또 “본계약이 체결된 만큼 앞으로 대전하나시티즌이 올해 프로축구 1부 리그 승격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구단으로 발돋움할 것을 기대한다”며 “시설 유지·보수 등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법인으로 설립되는 대전하나시티즌 구단의 이사장은 허정무 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맡게 됐으며, 초대 사령탑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부산 아이파크, 포항 스틸러스, FC 서울 등을 지휘했던 황선홍 감독이 선임됐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