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 노정윤-김병수 중원 궂은일 ‘1996’ 최성용, 상대 핵심선수 킬러 ‘2000’ 박진섭 공수 넘나들며 활약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했던 서울 올림픽을 제외하고 나머지 일곱 번은 본선 진출 티켓이 걸린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피 말리는 승부를 벌인 끝에 얻어낸 결과다. 항상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비장의 카드를 내밀어 성공했던 경우가 꽤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왕성한 활동으로 상대의 주력 선수를 묶은 ‘마당쇠’ 같은 선수들이 그 주인공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는 노정윤과 김병수(강원 감독)가 중원에서 전천후 역할을 했다. 상대 공격수를 일대일로 방어하면서 비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궂은일을 하면서도 노정윤은 바레인과의 첫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렸고, 김병수도 지면 무조건 탈락이었던 일본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고 팀을 구했다.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해서 열리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는 맹성웅(안양), 원두재(울산) 등이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맹성웅은 ‘김학범호의 소금’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맹성웅은 “어떤 상황도 대비할 수 있도록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하고 있다. 상대 역습을 1차적으로 저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