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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자로 방북” 검토, 軍구역 해제… 국민 안전·안보는 뒷전인가

입력 | 2020-01-10 00:00:00


통일부가 북한 당국이나 단체의 공식 초청장이 없어도 북한 비자만 받으면 방북을 승인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다. 북한 초청장은 대북 라인이 없는 일반인은 거의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 국민의 북한 방문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를 비자로 대체하면 일반 국민도 중국여행사 등을 통해 비자를 발급받아 방북이 가능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남북한 교류 증진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분단국가고, 북한 핵 문제로 안보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현실도 있다.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우리 국민들의 안전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다수의 민간인 방북이 대북 제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언제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는 게 북한이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 운운하며 무력 도발을 경고한 게 불과 얼마 전이다.

국방부는 어제 여의도 면적의 27배(7709만6000m²)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의결했다. 주민 불편은 최대한 해소돼야겠지만 대부분 전방 지역임을 고려할 때 군 작전 및 경계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더욱이 24년 만에 가장 큰 규모라는 3억3699m²를 해제한 게 불과 1년여 전인 2018년 12월이다. 이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휴전선 접경 지역의 표심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떠한 정책도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를 넘어설 수는 없다. 미 국무부는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이후 2017년부터 북한을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방북 확대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