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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중도·보수통합 닻 올린 통추위, 과거 벗어나 미래만 보라

입력 | 2020-01-10 00:00:00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어제 출범했다. 통추위는 양당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세력의 대통합을 추구한다고 선언했다. 박형준 전 의원이 추진위원장을 맡고, 한국당과 새보수당에서도 통합위 구성에 합의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을 포함한 범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대통합 논의에 시동을 건 것이다.

통추위는 ‘혁신과 통합’을 원칙으로 내걸고 자유와 공정의 시대 가치를 중심으로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의 대통합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여당이 군소야당과 손잡고 범여권 ‘4+1’ 협의체를 만들어 선거의 룰인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을 강행 처리했지만 야당은 무기력함만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 범보수 세력의 통합은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 원칙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소한 차이에 집착해 통합의 대의를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통추위는 합의문에서 ‘더 이상 탄핵 문제가 총선 승리에 장애가 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입장 차이는 범보수 세력 내 분열과 갈등의 불씨였다. 하지만 국민의 눈으로 보면 범보수 세력이 아직도 탄핵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한심스러운 일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가야 할 한국 보수의 미래와 총선 승리를 위해 머리를 맞대도 시간이 촉박한 시점에 왜 여전히 ‘박근혜’를 주제로 잘잘못을 따지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과거를 놓고 다투면 범보수 세력의 분열은 더 고착될 것이며 대통합의 길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과거에서 벗어나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대의에 공감하는 제 세력을 모으는 방향으로 대통합의 외연을 더 확장해야 한다. 힘을 합치는 통합은 시대적 요구다.

통추위 출범은 중도·보수세력 통합 논의의 첫걸음을 겨우 내디딘 것일 뿐이다. 논의가 본격화할수록 통합정당 구성이나 총선 공천 지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통추위 차원에서 의견이 모여도 한국당이나 새보수당 내부 논의 과정에서 제동을 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갈등이 증폭되면 보수 정치권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 대통합 논의는 철저히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