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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병 요구에 청해부대 작전반경 확대 검토

입력 | 2020-01-11 03:00:00

당국자 “우리 국민 안전 보호”
美14일 외교회담서 압박 예상속
정부, 연합호위체 참여보다 이란 덜 자극하는 방안 모색




백악관서 한미일 고위급 안보협의 한미일이 8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고위급 안보협의를 가졌다. 오른쪽부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정 실장과 기타무라 국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짧게 면담을 갖기도 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 트위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 호위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인 청해부대 활동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동맹 기여’를 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라는 것.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0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 “한반도뿐 아니라 다른 지역 정세에 대한 상세한 브리핑을 (미국으로부터) 받았다”며 파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외교 고위당국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독자적 활동으로 (병력을) 보내는 것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청해부대 활동 안에 ‘국민 안전 보호’ 내용이 들어가 있다.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청해부대 작전 반경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까지 넓히되 미국 주도 연합 호위체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 당국자는 이 같은 청해부대 활용 방안을 ‘미국이 싫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꼭 싫어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실장은 10일 기자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자유 항해 등 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우리가 기여하는 방침을 세우고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 군은 관련 실무 준비를 거의 마쳤으며 정무적 판단만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여전히 한국의 연합 호위체 참여를 바라고 있어 최종 결론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외교 고위당국자는 14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 “(미국이 압박을 세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청해부대 독자 활동의 경우 장병 피해 발생 시 정부 책임이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14, 15일 워싱턴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6차 회의가 열리는 만큼 파병 문제와 방위비 협상이 연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기재 record@donga.com·신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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