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배는 당도가 높고 과즙이 많아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나주시 제공
전남 나주지역 배 과수원 면적은 2000ha로 전국의 19.3%를 차지한다. 농가 2200곳에서 연 평균 5만4000t의 배를 수확한다. 배 하면 나주가 떠오를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주산지다.
나주가 배 주산지로 이름을 알린 것은 560여 년 전이다. 나주 배가 문헌에 등장한 것은 1454년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다. 나랏님 진상품으로 나주 배가 올라갔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1910년 일본인들이 나주시 금천면에 만생종 배나무 품종인 ‘금촌추’를 대량 식재하면서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됐다.
나주는 한반도에서 배 재배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토양이 붉은 황토인 데다 배수가 잘되는 점질토이여서 배나무가 잘 자란다. 주변에 영산강이 있어 수자원도 풍부하다. 연평균 기온은 13도로 배 성숙기인 여름에 일조시간이 많은 지리적 이점도 있다.
나주 배는 아삭아삭하고 단백한 맛으로 명성이 높다. 나주 영산포에서 30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 김지현 씨(56)는 “나주 배는 당도가 높고 과즙이 많다. 과육이 다른 배보다 부드러운 것도 특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설날 선물 대명사인 배는 기관지 천식 환자에게 좋다. 이는 배에 기관지염, 가래, 기침을 해소하는 루테올린(luteolin)이라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배는 혈압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다른 과일에 비해 혈압 조절 작용을 하는 칼륨 함량이 높기 때문. 배 100g당 사과의 두 배에 해당하는 171mg의 칼륨이 들어 있다.
나주 배가 명품 반열에 오른 것은 보관과 유통처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에 수확한 배를 저온창고에서 천천히 숙성시켜 설 명절에는 가장 좋은 맛을 내는 배를 판매한다. 명품 나주배는 나주농협 공동사업법인에서 구입할 수 있다. 신고 7.5kg에 3만3000원(택배 가격 포함),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