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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하나…법조계 의견은

입력 | 2020-01-12 18:02: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 News1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 인사 과정서 불거진 ‘항명(抗命)’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할지를 놓고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권은 8일 검찰인사위원회 회의 시작 30분 전 “법무부 장관실에 와서 검찰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라”는 추 장관의 지시를 윤 총장이 어긴 게 항명이라고 본다.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게을리 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제 명(命)을 거역했다”며 자신의 정책보좌관에게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는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다.

그러나 인사위 개최 하루 전인 7일 사정은 쏙 빼놓고 ‘항명’으로 규정하는 건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더 충실하게 ‘의견’을 내려는 검찰 측 입장을 묵살한 것은 장관이라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이성윤 검찰국장은 윤 총장과 추 장관이 첫 상견례를 가진 7일 오후 대검에 “대검이 먼저 인사안을 짜 오시라”고 했다. 8일 인사위가 열린다는 통보도 없었다. 이는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 제청할 안을 만들어 검찰총장 의견을 듣는 관례와 다른 것이어서, 윤 총장이 직접 추 장관에게 전화해 “법무부 안을 보여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추 장관은 “인사안은 청와대가 가지고 있다. 나하고 이야기해봐야 소용없다”, “민정수석비서관하고 통화를 해라. 나는 민정수석 잘 모른다”고도 했다고 한다. 이후 대검 핵심 간부들이 민정수석실에도 여러 번 전화했으나 연결이 잘 되지 않았고, 결국 이 국장이 전화를 걸어와 “인사안이 있다. 검찰과장이 8일 오전 들고가겠다”고 했다는 게 7일 밤 상황이다.

윤 총장이 실질적인 의견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총장과 장관 간 충실한 인사 협의를 해오던 관례가 깨진 상황을 감안하면 8일 불출석을 이유로 윤 총장을 징계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검찰국이 관리하는 인사 대상자 복무평가 자료가 공유되지 않은 점도 문제도 지적된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바라는 여권이 압박카드로 감찰 가능성을 활용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법무부는 8일 “검찰에서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법무부로 보내달라고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검찰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정훈 기자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