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인사이드]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평리단길
인천 부평구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프리마켓을 찾은 여성들이 각종 공예품과 액세서리를 고르고 있다(왼쪽 사진). 문화의 거리와 마주한 평리단길에는 독특한 인테리어로 단장한 음식점과 카페, 술집 등이 몰려 있어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평구 제공
○ 사계절 공연이 열리는 거리
부평역과 가까운 문화의 거리는 6·25전쟁이 끝난 뒤 채소시장이 운영됐던 곳이다. 이 때문에 문화의 거리 주변에는 부평종합시장과 부평깡시장, 진흥종합시장, 부평자유시장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옷가게와 식당 같은 상권도 형성됐다. 하지만 백화점과 할인점 등과 같은 대형 유통시설의 등장으로 상권이 위축되면서 변신의 길을 모색했다. 1996년 당시 건물주와 세입자들은 스스로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에 들어갔다. 낡고 오래된 건물을 다시 짓고 노점상과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어수선했던 시장 주변 도로는 1998년 차 없는 거리로 바꿨다.
상인들은 문화의 거리에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 왔다. 2013년 거리 중앙에 상설 공연용 무대를 설치해 이곳에서 버스킹(거리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무대에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주요 스포츠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거리 응원전도 펼치고 있다. 2016년부터 매주 토, 일요일 상가가 밀집한 거리 한복판에서 청년 사업가들이 직접 만든 액세서리와 같은 공예품을 판매하는 ‘프리마켓’을 열고 있다. 인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외 공예품 시장이다. 같은 해부터 매년 10월이면 인천지역 청년들이 참여하는 정기 가요제인 ‘부평M스타가요제’가 열린다. 봄, 가을에는 꽃축제도 펼쳐진다.
현재 평리단길에서 영업하는 점포는 모두 100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식과 동서양 음식을 파는 식당과 카페, 커피숍 등이 절반이 넘지만 획일적인 인테리어는 좀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 점포를 운영하는 주인도 대부분 30, 40대다.
○ 인천 쇼핑상권으로 발돋움
부평구는 문화의 거리와 평리단길을 인천을 대표하는 쇼핑상권으로 활성화시킬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패션·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부평 상권 활성화 방안 전략수립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문화의 거리와 평리단길을 중심으로 4개 전통시장과 5개 지하도상가가 운영되고 있어 이를 활용해 수도권 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상인회와 협의해 주차장 확충과 차 없는 거리 지정, 인천시티투어버스와 연계한 쿠폰북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다. 차준택 부평구청장은 “문화의 거리와 평리단길은 전통시장과 현대적 분위기의 점포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인천의 명소가 됐다”며 “주말이면 하루 평균 5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