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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유한 한국, 방위비 분담금 더 내야”

입력 | 2020-01-13 03:00:00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이 지불할 예정”… 14일 워싱턴 협상 앞두고 또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또다시 한국을 ‘부유한 나라’로 언급하며 증액을 압박했다. 지난해 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시한을 넘긴 뒤 14, 15 양일간 미 워싱턴에서 재개되는 올해 첫 협상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압박 발언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동 내 미군 주둔 문제를 언급하던 도중 불쑥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 문제를 꺼냈다. 그는 중동 추가 파병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우디아라비아로의 파병 및 방위비를 언급하며 “우리는 사우디 같은 나라들을 도울 것이지만 부자 나라들은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우리에게 5억 달러(약 5800억 원)를 줬다”며 “나는 한국에 ‘당신들을 북한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한국에 3만2000명의 병사를 주둔시키고 있으니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고 그들이 5억 달러를 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지난해 2월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은 전년도(9602억 원)보다 787억 원(8.2%) 증액된 1조389억 원으로 5억 달러와는 차이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처음 ‘5억 달러’를 언급한 뒤 이 수치가 근거 없는 수준으로 드러났는데도 반복해서 같은 발언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 규모(2만8500명)도 지난해 언급했던 틀린 수치를 그대로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여러분의 텔레비전 세트 모두를 만들고 그것을 우리에게서 빼앗아가 버렸다. 그들은 선박을 건설한다. 그들은 많은 것을 건설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전자기업, 선박 및 건설회사들이 미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그들(한국)은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이 지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내내 “동맹이 적보다 미국을 더 벗겨먹는다” “어린 시절 부동산 임대료 114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를 받아내는 게 더 쉬웠다” 등 노골적 발언을 이어가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해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