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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김정은 생일축하 메시지’ 2차례 보낸듯

입력 | 2020-01-13 03:00:00

北 “트럼프 친서 직접 받았다” 언급
정부관계자 “北美라인으로 보내고 정의용 통해 南北라인으로도 전달”
靑 “메시지 2개 선후관계는 불확실”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親書)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1일 담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 축하 메시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미 기간 예방한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받아 우리가 이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이미 직접 받았다’며 사실상 청와대의 설명을 부인한 것이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계관이 밝힌 것처럼 북한은 2개의 김 위원장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미 라인으로 한 번의 메시지가 갔고, 정 실장의 방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아 남북 라인을 통해 전달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당초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김 위원장 생일 축하 메시지에 반색했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10일 돌아온 정 실장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먼저 언급했다.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대화 진척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김계관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히며 우리 측이 전달한 메시지에 대해 “남조선당국이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이라며 비꼬았다. 이 때문에 외교가 일각에선 정 실장이 북-미 간 핫라인을 알면서도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려 ‘우리를 통해 생일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강조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청와대는 “2개의 메시지가 보내진 선후 관계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