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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야심작… SK 직원교육 플랫폼 ‘마이서니’ 곧 날개 편다

입력 | 2020-01-14 03:00:00

최태원 회장 “사람에 그룹 미래 달렸다”
작년 ‘SK유니버시티’ TF 꾸려 준비… 기존 연구소-아카데미 기능 통합
이달 공식출범, AI 등 전문강의 예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획부터 출범까지 직접 주도한 새로운 사내 연구·교육 플랫폼의 이름이 ‘마이서니(MySuni)’로 확정됐다. SK그룹은 마이서니에 대학 수준의 체계적인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담을 계획이다.

13일 SK에 따르면 지난해 ‘SK유니버시티(University)’라는 가칭으로 불렸던 신규 사내 연구·교육 플랫폼의 공식 이름이 마이서니로 결정됐다. 서니는 SK그룹을 넘어선 교육기관임을 나타내도록 만든 명칭으로 최 회장도 직접 여러 의견을 내면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행복나눔재단이 운영하는 대학생 자원봉사단 이름이 ‘SK서니(Sunny)’라는 점도 고려됐다. 마이서니는 이달 하순부터 공식 출범을 알리고 자체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 마이서니의 책임자로 내부 인재개발(HR) 전문가인 조돈현 사장을 승진 임명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지시로 지난해 7월부터 SK유니버시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SK경제경영연구소, SK아카데미 등 사내 연구·교육 기능을 통합하는 형태의 신규 프로그램 사업을 준비했다. 추진위에서 6개월의 준비 작업을 거쳐 탄생한 마이서니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부터 빅데이터 가공·분석, 사회적 가치 확산 사업까지 오프라인 강의 및 온라인 강좌를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최 회장은 마이서니 준비 과정에서 글로벌 기술·경영 분야의 유력 인사를 접촉하며 자문을 하는 등 차별화한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구성원들이 마이서니 등을 통해 1년에 200시간 이상을 학습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의 인사제도 시행도 검토하고 있다.

SK그룹이 신규 사내 연구·교육 플랫폼 출범에 주력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중장기적으로 회사에 만족감을 느끼며 일하려면 스스로 업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회사가 지원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자기계발 수단까지 갖춰져야 구성원이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다는 최 회장의 평소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로 인적자본을 강화하는 데에 SK그룹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강조하며 사내 연구·교육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SK가 마이서니 출범에 앞서 조직문화의 참고사례로 삼은 기업 중 한 곳은 디즈니로 알려졌다. 디즈니는 1963년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쇼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사내 교육 기관 ‘디즈니 유니버시티’를 설립했다. 디즈니 유니버시티는 환경미화원, 안내원을 포함해 전 세계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모든 구성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재미’를 중심으로 한 사내 교육을 최소 6개월 동안 진행한다.

디즈니는 또 사내 미술학교를 운영해 콘텐츠 제작자를 재교육하고 있다. 경영계는 디즈니가 197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각각 시장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내 교육 기관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간 덕분에 다시 세계 최고의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디즈니의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역량을 높이는 것이 기업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올해부터는 ‘행복 경영’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보여주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