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에 글로벌 저성장 선복량만큼 물동량 늘지 않아 해운운임 지난해 하락세 전환 저유황유 규제로 유류비 부담 늘어
13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매년 꾸준히 오르던 해운 운임이 지난해엔 하락세로 돌아섰다. 해운 대표 운임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 평균운임 지수는 2016년 649포인트에서 2018년 833포인트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803포인트로 감소했다. 해운 운임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상하이-유럽 노선은 2018년 1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822달러에서 지난해 746달러로 80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상하이-미국 서부 노선은 2018년 1FEU(1FEU는 4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1736달러에서 지난해 1535달러로 줄었다. 한국 선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근해 노선 운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일본 수출과 수입항로 운임은 2018년 730달러까지 올랐지만 2019년 650달러로 감소했다.
이 같은 운임 하락은 선복량이 늘어나는 만큼 실제 물동량이 따르지 못하는 구조 때문이다. 선주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은 약 3.7% 증가했다. 하지만 물동량은 약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공급 과잉으로 해운사 간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운임이 감소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던 대형 선박들이 근해 노선에 투입됐고, 중소 선사들도 선복량을 늘린 큰 배를 투입한 상황이 겹치면서 과잉 현상이 심화됐다. 더욱이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환경의 불확실성도 겹쳤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이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은 3.4% 증가하지만 물동량 증가율은 3.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은 “스크러버 설치 및 해외 선사들과의 협력, 저유황유 사전 확보 등을 미리 못 한 중소선사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