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하지만 올해는 논쟁을 넘어 중국의 변화 방향과 속도에 대해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의 대전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중국 정부는 야심 찬 두 개의 100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 중산층 사회 건설,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 선진국 진입이다.
중국은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를 돌파했다. 첫 번째 100년 계획은 사실상 성공이라고 볼 만하다. 문제는 두 번째 목표다. 미국의 강력한 견제와 맞닥뜨리게 되었고 중국 고성장 스토리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세계화 시대와 국제 분업 시대는 끝났다. 이에 중국은 중진국 함정에 떨어질지, 미국의 견제를 뚫고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
중국은 강력한 정책 주도력을 바탕으로 산업 간 경계를 파괴하는 혁신기업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신성장 산업과의 연계효과가 큰 5세대(5G) 기반 신형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 플랫폼 기업은 5G 신형 인프라부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으로 이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을 통해 관련 산업 수요를 창출해 내고 있다.
중국의 시장 대개방도 중요한 화두다. 2020년은 중국 시장 대개방의 원년이 될 것이다. 2018년 금융, 서비스 시장의 전면 개방 원칙이 세워졌고 2020년에는 외자 법인 설립이 공식적으로 허용된다. 외자 기업 자동차 합작회사 허가(1992년), 외자 금융기관 라이선스 허용(1995년) 이후 가장 대담한 수준이다. 제조, 금융, 서비스 산업의 대변혁이 예상된다.
인구 14억 명의 광대한 내수시장 역시 중국 성장의 원동력이다. 소득 수준 1만 달러와 고령화 시대가 동시에 도래하면서 중국은 세계 최대의 프리미엄, 실버 시장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또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중심으로 새로운 역내 밸류체인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와 중국 패권 확장 견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자생적 경제구조로 전환해야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최대 제조국가에서 최대 내수국가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의 2020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