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수 없는 전투에서 일본군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행동을 거듭한다. 희한하게도 이 세기의 항모대전에서 양측 지휘관 스프루언스와 나구모는 둘 다 초보자였다. 그러나 우왕좌왕한 나구모와 달리 스프루언스는 탁월한 판단력을 발휘했다. 양측의 인재관리 시스템에 치명적인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다 합친 것보다 큰 실수가 있었다. 일본군이 함대를 셋으로 분할한 것이다. 그중 한 함대는 쓸데없이 미군 함대를 유인한다고 알류샨 열도 쪽으로 갔다. 미군은 유인당할 함대도 없었다.
최후의 순간 미군은 수리 중이던 요크타운호를 바다로 끌어냈다. 항모 8 대 2의 싸움이 될 뻔한 전투가 4 대 3의 전투가 되었다. 일본군은 왜 이런 치명적인 실수를 했을까? 짐작이지만 일본도 미군의 산업력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미국이 전시산업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기 전에 최대한 타격을 입히고 자신들의 손실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꾸 사실을 왜곡하고, 맞지 않는 전술에 집착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현실을 똑바로 인지하고 자신의 처지를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이게 그렇게 어렵다.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