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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술 녹음 제도’ 등 공정수사 장치 마련

입력 | 2020-01-14 03:00:00

일선 경찰서에 수사심의관 배치… 자치경찰제 논의는 지지부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경찰은 큰 기대를 나타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통과 직후 “경찰이 수사 주체로서 역할과 사명을 다하라는 뜻임을 안다”며 “2020년을 ‘책임 수사의 원년’으로 삼아 공정하고 중립적인 시스템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종결권을 가지면 기소되지 않을 게 확실한 피의자들이 검찰에서 이중 조사를 받는 불편을 덜 수 있고, 사건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도 명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경찰청은 수사권 조정법 통과를 앞두고 공정성과 중립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준비해왔다. 지난해 12월 도입한 ‘진술 녹음 제도’가 대표적이다. 피의자 등의 동의를 얻어 진술 내용을 녹음한 뒤 해당 파일은 인권 침해 여부 등을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피의자가 조사를 받으면서 메모할 수 있도록 전국 지방경찰청과 유치장 등에 ‘자기변호노트’를 비치했다. 사건을 접수된 순서대로 배당하는 ‘순번제’ 대신 무작위 배당제도 시범 운영한 뒤 전국으로 확대한다. 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지능범죄수사대 인력을 충원하고 일선 경찰서마다 ‘수사심의관’ 직제를 신설한다.

경찰청은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참여와 감시를 확대하고 내외부적으로 통제장치를 강화하겠다”며 “검찰과도 긴밀히 협력하면서 진실 발견과 인권 보호라는 공통의 목적을 함께 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2018년 6월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발표할 당시 ‘경찰의 권한을 분산시킬 균형 방안’이라며 함께 제시한 국가수사본부 신설과 자치경찰제 등은 아직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수사 사무를 경찰청장이 아닌 국가수사본부장이 총괄하고 지방경찰청을 광역자치단체가 관할한다는 내용이다. 관련법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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