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패스트트랙 대전] 5당협의체, 정세균 임명안 이어 형소법-검찰청법 개정안도 처리 이낙연, 종로에 아파트 전세 계약… 종로 출마-선대위장 사실화 분위기 민주당, 공천관리위원 18명 확정 등 선거 로드맵 따른 움직임 본격화
총리 임명동의안 개표 지켜보는 여야 여야 의원들과 국회 관계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개표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정 총리와 바통 터치를 하게 된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 퇴임식 없이 조용히 당으로의 복귀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종로로 출마하면서 당의 ‘선거 간판’을 맡는 시나리오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정권 심판 성격의 총선을 앞둔 우리야 당연히 하루라도 빨리 선거에 ‘올인’하고 싶은 마음이었고, 자유한국당 의원 중에도 개별적으로는 어서 패스트트랙 상황을 끝내 달라고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며 “패스트트랙 대전이 마무리된 만큼 여야 모두 이제 본격적인 총선 국면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한국당은 16일 오전 10시 본회의 개의를 요구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야간부 학생도 아니고 (오후 6시 개의는) 말도 안 돼서 의사일정 정상화를 강력히 요구했다”며 “국무총리 인준동의안을 15일까지 처리해야 한다기에 16일 오전 10시에 열어서 처리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문 의장은 “국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국정 공백이 하루라도 생기면 안 된다”며 예정대로 이날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본회의를 열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은 총리 인준을 환영하면서도 선거 개입 가능성에는 미리 선을 그었다. 민주평화당은 논평에서 “청문회에서 약속했듯이 총선에서 선거 개입으로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확실한 변화를 책임 있게 이끌 경제유능 총리, 국민과의 소통과 야당과의 협치를 강화하는 소통·협치 총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 논의를 막 시작한 한국당과는 달리 민주당의 움직임이 좀 더 가볍다. 패스트트랙 종료에 맞춰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선거 로드맵’에 따라 본격적으로 움직인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선 6일 원혜영 의원에게 위원장을 맡긴 공천관리위원회 소속 위원 18명을 확정했다. 이해찬 대표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호중 사무총장이 부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 외에 백혜련 의원과 이근형 당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내 인사로는 8명이 포함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전 총선에 비해 위원 숫자가 늘었고 외부 인사도 늘어난 게 특징”이라고 했다. 이들은 14일 첫 회의를 열고 청와대 참모 출신 총선 출마자들의 ‘문재인 청와대’ 이력 기재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력 기재 사안은 1차적으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 뒤 최고위에서 상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종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도 15일 회의를 열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 및 장관 지역구 중 전략공천할 지역구를 정하기로 했다. 15일부터 청년 등을 공략하는 총선 공약도 순차 발표한다.
김지현 jhk85@donga.com·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