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록펠러센터 비비고매장 가보니… 맨해튼 랜드마크에 연 팝업스토어 한식 진출 실험실 겸 전초기지… 잡채-김치볶음밥 등 젊은층에 인기 CJ “월마트 등 대형유통업체 공략… 비비고 매출 2조원으로 늘릴것”
13일(현지 시간) 점심 무렵 CJ제일제당이 미국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에서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비비고 투 고’에서 미국인들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만두, 잡채(왼쪽 사진), 닭강정 등이 인기 메뉴다. 사진 출처 비비고 USA 페이스북·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13일(현지 시간) 점심 무렵 미국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 다음 달까지 한시적으로 문을 여는 CJ제일제당의 팝업 식당 ‘비비고 투 고(Bibigo to go)’ 매장에 들어선 에번 무어 미 NBC 부사장이 스스로를 비빔밥의 ‘빅 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무실 근처에 한식당이 생긴 것을 보고 바로 방문했다. 한시적이 아니라 계속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약 109m²(약 33평) 넓이의 이 매장에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익숙한 K팝이 흘렀다. 매콤한 한국 음식 냄새에 끌린 뉴요커들이 곧 식당을 가득 채웠다. 직원들의 손놀림도 한층 빨라졌다.
록펠러센터는 NBC 스튜디오, 라디오시티 뮤직홀, 아이스링크, 뉴욕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톱 오브 더 록’ 전망대 등을 보유한 맨해튼의 랜드마크다. 일일 유동 인구만 25만 명. 특히 유행에 민감하고 낯선 외국 음식에 거부감이 작은 20대 직장인만 약 3만 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아마존의 무인 계산대 매장 ‘아마존 고’, 고급 베이글 전문점 ‘블랙시드’, 한국계 데이비드 장 셰프의 퓨전 버거 브랜드 ‘푸쿠’ 등도 입점해 있다. 록펠러센터 측은 “퓨전 음식이 아닌 한국인이 먹는 진짜 전통 한식을 소개해 달라”며 이례적으로 CJ에 팝업 매장을 허가했다.
‘비비고 투 고’ 매장의 주력 음식은 만두, 김밥, 잡채, 김치볶음밥, 닭강정 등이다. 주문 후 바로 음식을 내주는 ‘퀵 서비스’와 ‘포장 서비스’도 가능하다. 배달대행회사 우버이츠 등과 계약했기 때문이다. 박은선 CJ제일제당 마케팅 담당 부장은 “매장의 손익분기점은 하루 매출 2000달러(약 230만 원) 정도인데, 현재 약 4000달러가 팔린다. 록펠러센터 측에서 상설 매장을 제안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장은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 한식 문화를 알리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탐색하기 위한 실험실 겸 전초기지다. CJ는 이 매장에서 인기 있는 김치볶음밥 등을 포장 음식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다음 달에는 뉴욕대, 브로드웨이 등 젊은이들이 많은 맨해튼 요지에 ‘비비고 푸드트럭’도 설치할 계획이다.
○ ‘K만두’로 올해 미 매출 2조 원 돌파
현재 뉴욕에서는 각각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식문화와 음식을 소개하는 ‘이털리(Eaterly)’, ‘리틀스페인’이 인기 있다. ‘비비고 투 고’ 역시 장기적으로는 특정국의 식문화를 한곳에서 선보이는 ‘테마 푸드홀’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는 ‘K만두’의 성공을 토대로 잡채, 한국식 치킨(닭강정) 등 냉동 가정간편식(HMR), 김 등의 판매 호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피자 등 냉동식품 브랜드 슈완스컴퍼니도 인수했다. 손은경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올해는 월마트 등 미 대형 유통업체를 공략하는 원년”이라며 “비비고 매출을 2조 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