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애플-아마존-MS 이어 美증시 4번째
○ 나스닥 역사 새로 쓰는 정보기술(IT) 공룡들
이날 알파벳 주가는 전날 대비 0.77% 상승한 144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 1일 1100달러였던 알파벳 주가가 6개월 동안 30.9% 상승한 것이다. 시가총액 1조 달러까지 불과 66억 달러를 남겨뒀다. 포브스, CNBC 등 외신은 ‘알파벳이 1조 클럽을 향해 가고 있다’는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1998년 실리콘밸리의 한 차고에서 래리 페이지(47)와 세르게이 브린(47)이 창업한 구글은 22년 만에 하나의 전기를 맞게 됐다. 지난해 12월 두 창업자는 구글 경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인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47)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만 해도 구글은 파이낸셜타임스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6위에 머물렀다. 2018년 50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져 CEO가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가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때 구글은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구글플러스를 폐쇄했다. 크고 작은 스캔들에도 신성장 사업이 발목을 잡히진 않았다. 2006년 인수한 유튜브의 글로벌 대박과 함께 AI, 양자컴퓨터, 자율주행 등 글로벌 신산업 시장을 이끌며 구글은 미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글로벌리서치팀장은 “구글의 조 단위 시총은 검색과 유튜브 플랫폼이 탄탄한 기초를 이루면서 공격적으로 개척 중인 신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 혁신기업 전방위 인수로 독점 우려도
앞서 시총 1조 클럽에 들어간 기업 세 곳도 미국 테크 공룡들이다. 애플은 2018년 8월 나스닥 역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3일 현재 1조3900억 달러까지 덩치를 키웠다. 같은 해 9월 아마존, 지난해 4월 MS가 차례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각각 현재 시총은 9377억 달러, 1조2500억 달러다.
이를 두고 테크 벤처기업의 주 무대인 나스닥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빛을 발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테크 벤처 1세대에 속한 이 기업들은 성공 경험과 자본을 바탕으로 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의 새 시장에서도 일찌감치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우버, 리프트, 스포티파이 등 비교적 늦게 뛰어든 기업들은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고전 중이다. 모빌리티, 음원, AI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기존 테크 공룡들이 전방위적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일각에선 시장 독점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곽도영 now@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