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사인 훔친 2017 WS 우승팀, 벌금 57억-신인지명 2년간 제한 당시 코치였던 알렉스 코라 감독, 2018년 보스턴서도 주도적 역할 ML 사무국 “조사 마친 뒤 징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4일 2017년 자행된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조사 결과와 함께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 제프 루노 휴스턴 단장과 A J 힌치 감독은 1년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뒤 구단에서 해고됐다. 이들은 2020년 WS 종료까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관련 시설에 출입할 수 없다.
힌치 감독은 “나는 사인 훔치기에 찬성하거나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을 막지 못한 것은 내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루노 단장 역시 “단장으로서 책임을 받아들인다. 미리 알았다면 막았을 것이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는 전 휴스턴 소속 선수들의 고발로 알려졌다. 휴스턴 선수들과 코치들은 2017년 안방경기 때마다 외야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친 뒤 이를 2루 주자와 타자에게 전달했다. 그들은 더그아웃에 설치된 모니터로 사인을 분석하고, 방망이 등으로 쓰레기통을 두드리거나 휘파람을 불어 투수의 구종을 타자에게 알렸다.
한국프로야구(KBO)에서는 2018년 LG가 KIA와의 경기에서 상대 사인을 훔친 내용이 담긴 ‘커닝 페이퍼’를 더그아웃에서 라커룸으로 이어지는 복도에 부착해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당시 KBO는 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2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KBO리그에서 사인 훔치기가 공식 징계를 받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