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판매량이 급감했던 일본차 브랜드들이 ‘파격 할인’ 공세를 펼치며 반등세를 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8592대) 감소했다. 9월엔 1103대까지 떨어져 ‘1000대 벽’도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다음달인 10월 전월 대비 79.2% 증가하며 반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11월(2357대) 5개월 만에 2000대를 돌파하더니 12월 3670대를 팔아 작년 7월 불매운동 이전 수준(6월 3946대)을 회복했다.
이는 그간 일본차 브랜드가 추진해온 파격 할인 전략이 서서히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혼다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일럿에 1500만 원 할인 조건을 내걸었다. 9월 판매량이 166대에 그쳤던 해당 모델은 다음 달 전월 대비 5배 가까운 806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재 파일럿 차량은 재고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과 인피티니(닛산의 고급차 브랜드)는 수십 대 판매에 그쳤던 9월에 비해 10월 판매량이 각각 202%, 250% 급증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 역시 판매량이 9.1% 늘었다.
일본차 브랜드들은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불매운동 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파격 할인 전략을 지속하는 모양새다. 혼다는 지난해 말부터 중형 세단 어코드 1.5 터보의 판매가를 기존 3690만 원에서 20% 할인된 3090만 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150만 원 상당의 무상 서비스 쿠폰도 포함시켰다.
할인에 인색하던 도요타도 다양한 차종의 가격을 내렸다. 준 중형 SUV 라브4 가솔린 모델은 500만 원, 대형 SUV 시에나는 400만 원 각각 몸값을 낮췄다. 준 대형 세단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300만 원, 중형 세단 캠리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모두 200만 원을 각각 할인한다.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도 일부 모델에 4% 할인을 적용한다.
현재 닛산 공식 딜러 프리미어오토모빌(강남, 서초, 일산전시장)과 프리마모터스(광주 전시장)에서 닛산의 베스트 셀링 모델인 알티마 2.5 SMART 모델을 파격적으로 500만 원 할인한 2490만 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대표 적인 국산 준중형 차량인 현대자동차 아반떼 풀 옵션 모델과 비슷한 가격대다.
또한, ALTIMA 2.5 SL Tech와 2.0 Turbo는 기존 판매가 3590만 원과 4190만 원에서 각각 480만 할인된 3110만 원과 3710만 원으로 책정했으며, 맥시마 또한 기존보다 500만 원 낮은 4130만 원에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