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후폭풍]
대검찰청 복도에 윤석열 응원 화환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층 복도에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자들이 익명으로 보낸 화환 4개가 배달됐다. 화환에는 ‘온 국민이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등의 윤 총장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양 소장은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이 개정됐는데 과연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라며 “경찰 수사의 자율성, 책임성을 지금보다 더 보장하는 방향은 옳다고 해도 수사 절차에서 검찰의 관여 시점과 범위, 방법을 제한한 것은 최소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적었다. 또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참여연대의 형사사법에 대한 입장,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에 관한 입장이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어 고민이 많았다”며 “개혁이냐 반개혁이냐에 관한 의견 차이는 그냥 덮고 갈 정도를 이미 넘어서 더 이상 참여연대에서 직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썼다. 참여연대는 전날 논평을 내고 “수사권 조정법안이 통과돼 미흡하나마 검찰 개혁 관련 제도의 단초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양 소장은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자율성 보장과 함께 경찰에 대한 통제도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충분치 않다”며 “참여연대에 계신 분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은 보완 입법 등을 통해 (경찰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나는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경실련은 14일 논평을 통해 “검찰 개혁은 필요하지만 이번 검찰 직제 개편안은 경제범죄 등 부패범죄 수사의 축소를 가져올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직제 개편안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지금 법무부 주도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검찰 개혁안이 정치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도 없이 이뤄진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 수모를 당해 가면서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으려 애썼는데 역부족이었다. 아예 들어 보려고 하지를 않았다.” 문찬석 광주지검장(59)은 1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렇게 쓰면서 “주어진 소임으로 최선을 다했으니 역사 앞에 떳떳하다”고 했다. 전날 법무연수원 교수인 김웅 차장검사(50)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두고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비판하면서 사직 의사를 밝힌 글에 단 댓글이다. 지난해 7월까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한 문 지검장은 당시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이던 김 차장검사와 함께 수사권 조정 관련 업무를 총괄했었다.
14일 오전 이프로스에 올라온 김 차장검사의 글엔 15일 오후 8시경 601개의 댓글이 달렸다. 현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이끌다가 13일자로 단행된 법무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좌천성 발령이 난 검사들도 글을 남겼다. 박찬호 제주지검장(54)은 “후배가 먼저 전하는 사직 소식을 접하니 말로 표현하기 어렵게 착잡하다”면서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 ‘행로난(行路難)’ 중 일부를 함께 적었다. ‘행로난’은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이 험하고 어렵다’는 의미로 박 지검장은 ‘큰 바람이 물결을 가르는 때를 만나면 높은 돛을 바로 달고 넓은 바다를 건너겠다’는 부분을 인용했다. 박 지검장은 이번 인사 전까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청와대의 2018년 지방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47)는 “(김 차장검사와) 함께 근무할 기회는 없었지만 오래 같이 근무한 마음”이라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