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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같이 만들자” 글로벌 제약사 러브콜 받은 한국 기업

입력 | 2020-01-16 03:00:00

[톡투 메디컬 CEO]박한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체내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개발업체인 지놈앤컴퍼니가 글로벌 제약사 머크·화이자와 항암제 공동 개발에 나서 바이오업계에서 화제다. 머크·화이자는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 바벤시오를 개발했다.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아직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과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항암제 개발 현황과 방향을 듣기 위해 지놈앤컴퍼니 박한수 대표(사진)를 만났다. 박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의대 등에서 7년간 연구원으로 일한 뒤 지놈앤컴퍼니를 창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무엇인가.

“쉽게 말해 유전정보를 가진 장내 미생물(유산균)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공생의 관계를 가진 미생물)와 지놈(Genome·유전정보)의 합성어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의학적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과학잡지 네이처 등의 표지를 장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화이자와 함께 연구하는 분야는….

“여러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머크·화이자가 보유한 면역항암제 아벨루맙과 우리가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GEN-001)을 병용한 치료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평가하는 1상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를 임상 환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임상 시험은 올해 상반기 중 미국에서 시작한다.”

―어떻게 유산균이 항암제 역할을 하는가.

“GEN-001은 면역을 활성화하는 장내 미생물인데 성인이 되면 대부분 사라진다.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뽑아낸 GEN-001을 투입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 대식세포, T세포 반응을 활성화한다. 전 임상 단계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했고, 특히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할 때 암 성장을 억제하는 시너지 효과를 확인했다.”

―항암제 말고 다른 효과도 있나.

“마이크로바이옴은 면역 증진뿐만 아니라 항비만 등 대사 조절, 뇌졸중 억제 효과가 있다. 이 밖에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해 여드름이나 미세먼지 관련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개발 방향은….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를 임상 초기 단계까지 개발해 글로벌 혹은 국내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할 예정이다. 또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원료를 개발해 수익을 낼 계획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