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제자로 티베트불교 입문, 스승에 얽힌 사연-순례기 등 담아
최근 출간된 청전 스님(67)의 ‘안녕, 다람살라’(운주사·사진) 중에 언급되는 입보리행론(入菩提行論)의 한 구절이다. 30여 년간 인도 다람살라에서 스승 달라이 라마를 모시고 수행과 봉사의 삶을 살아온 스님의 심경을 이처럼 잘 묘사하는 말이 있을까. 출가자라면 저마다 사연이 많다지만 스님도 만만치 않다. 교육대에 다니다가 1972년 10월 유신으로 학교를 그만둔 그는 가톨릭대에 들어갔다가 다시 자퇴한 뒤 1977년 출가했다. 전국 선방을 돌며 수행하던 그는 1987년 달라이 라마를 만난 뒤 티베트 불교를 공부했다. 달라이 라마의 첫 한국인 제자다.
이 책은 달라이 라마를 포함한 티베트 불교 고승에게 얽힌 사연, 아프가니스탄 순례기, 다른 종교와의 만남 등을 담았다.
책에 언급한 달라이 라마에 대한 묘사다. 달라이 라마의 침상 머리맡에는 나무로 조각된 작은 부처의 고행상이 있다고 한다. 왜 이런 불상을 두냐는 제자의 질문에 대한 스승의 답변은 이랬다.
“흔히 우리가 부처님이라고 하면 휘황찬란한 황금 불상을 생각하지요. 우리 출가자들은 적어도 부처님을 기릴 때 난행고행(難行苦行)의 부처님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런 난행고행의 과정이 우리 비구들의 삶이어야 합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