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원장 폭언논란 심경 털어놔 “외상센터 위해 몸 갈아가며 일해” 아주대 의대 교수회 16일 성명 “직장 내 괴롭힘… 원장 퇴진을”
“너무 비참하잖아요.”
한 달간의 해군 해상훈련 동행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괴로운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외상센터 운영을 둘러싸고 병원 측과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다. 최근에는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수년 전 이 센터장에게 욕설과 막말을 하는 녹취가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이 센터장은 15일 오후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병원 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병원 측이 의도적으로 외상센터 환자에게 병상을 배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아무 지원도 없이 외상센터를 1등급으로 만들기 위해 몸을 갈아가면서 일했다”며 병원 측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같은 문제를 알고 보건복지부 담당자가 현장조사까지 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병상 배정과 관련해 그동안 아주대병원 측은 건물 공사 등으로 인해 추가 배정이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외상센터로 복귀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 그런 게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사실상 단시일 내 병원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주대 의대 교수회 임원들은 15일 회의를 열고 유 의료원장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교수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본보가 입수한 성명서 초안에 따르면 교수회는 유 의료원장의 막말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했다. 또 이 센터장이 병원 발전에 기여한 바를 감안할 때 유 의료원장의 행동을 묵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 의료원장이 이 센터장에게 사과하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유 의료원장의 임기는 2월 말까지다.
위은지 wizi@donga.com / 진해=강정훈 /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