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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文, 대통령 적합한지 근본적 회의 들어…위선자 친구”

입력 | 2020-01-16 10:50:00

사진=동아일보DB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6일 “문재인이라는 분이 과연 대통령이라는 ‘공직’을 맡기에 적합한지 근본적인 회의를 가졌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언급하고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에 빚을 졌다’고 말했다. 이는 절대로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의 고초는 법을 어긴 자들에게 당연히 따르는 대가로, 그만이 아니라 법을 어긴 모든 이들이 마땅히 치러야 할 고초”라며 “법을 어긴 이가 대가를 치렀는데, 국민들이 왜 그에게 마음의 빚을 져야 하냐. 빚은 외려 그가 국민에게 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화국의 대통령은 ‘마음의 빚을 졌다’는 말의 주어가 될 수 없다. 공화국의 통치는 ‘공적 사안’이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물론 사적으로 ‘마음의 빚을 졌다’고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에 ‘사인’이 아니라 ‘공인’의 자격으로 나온 것이다. 사적 감정을 술회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국 일가를 조사하고 기소한 것은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검찰로, 그 기관의 최종 책임자 역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 스스로 자신이 책임진 국가행정의 정당성을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공화국의 대통령이라면 사적 감정으로 공적 정의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공적 정의를 세우기 위해 사적 감정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자회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는 절대 공화국의 수장이 그것이 아니었다. 거기서 그는 국민의 대표자가 아니라, 자기 관리에 실패한 어느 위선자의 친구, 그 친구가 속한 계파(PK친문)의 이익의 대변인으로 발언했다”며 “우리는 ‘그 분의 윤리의식과 판단능력이 과연 공직을 맡기에 적합한가’라는 근본적 회의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께 호소하고 싶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까지 다 통과됐으니 이제는 조 전 장관을 좀 놓아주고, 앞으로 유무죄는 재판 결과에 맡겨 그 분을 지지하는 분이든 반대하는 분이든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의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 과정을 통해서 밝혀질 일이지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