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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 경찰 조사후 ‘역공 모드’…결정적 한방 없었나

입력 | 2020-01-16 17:08:00

'성폭행 의혹' 소극 대응하던 김씨, 돌연 태도 바꿔
"하루 빨리 진실 밝혀지길…또 조사 받겠다" 자신감
변호인 "추측하고 상상하는 것과 다른 사실 있다"
'결정적 증거 없나' 추측…진술 일관성이 쟁점될 듯
김씨 측 '강용석 유튜브' 주목…수사기관은 참고만




 성폭행 혐의를 받는 가수 김건모(52)씨가 그간의 태도를 바꿔 주목된다. 경찰조사를 받기 전까진 혐의를 부인하는 정도였다면 조사 후엔 사실상 상대방에 대한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경찰조사에서 피해 주장 여성 측이 ‘결정적 증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23분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약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 8일 압수수색한 김씨의 차량 GPS(위치확인시스템) 포렌식 결과 등을 바탕으로 2016년 8월께 실제 해당 술집에 방문한 적 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조사 전후 김씨의 태도다. 조사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기자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김씨가 조사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앞서 김씨는 주차장에서 조사실로 가는 길을 사전에 경찰에 문의하는 등 취재진과 만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알려졌다. 언론을 피하기 위해 소환 일정을 하루 미뤘다는 추측도 나온다.

당초 열겠다고 한 기자회견도 경찰조사 때까지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사 후 돌연 태도를 바꿔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경찰이) 별도로 원한다면 또 (경찰서에) 와서 조사받을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굳은 표정이지만 잠시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이어 김씨 측 고은석 변호사는 “많은 분들이 추측하고 상상하는 것과 다른 여러 사실들이 있다”며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분들의 말씀과 다른 여러 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단순 부인을 넘어서는, 사실상 상대방에 대한 역공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경찰조사를 받으며 자신의 혐의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전날 피해자의 고소대리인인 강용석 변호사가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김씨 차량의 GPS기록을 통해 2016년 당시 차량 동선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당시 차량이 술집에 방문한 것만으로 성폭행의 직접 증거는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사건 발생 시점이 3년 전을 넘어섰기 때문에 인근 폐쇄회로(CC)TV 자료도 삭제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술집도 현재 사라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씨 측은 ‘강 변호사 등 피해자 측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김씨 측은 강 변호사가 유튜브에서 한 발언과 고소장 제출 시 발표한 보도자료 등에서 배치되는 지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기관에서 유튜브 채널의 진술을 바탕으로 일관성을 따지지는 않는 만큼 양측간 증거 다툼은 길어질 전망이다.

김의지 법무법인 서담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는 출석해 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일관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유튜브 등에서 나온 내용은 참고로만 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필요 시 김씨나 피해 주장 여성 측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