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경주 최부자댁 창고에서 발견된 문서 40여점 해석 유시민 전 장관 조부 등 마을단위 개인별 모금액 확인 가능 30일까지 경주 서라벌문화회관 전시
113년 전 경북 경주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5000여명의 이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경주지역 마을 단위로 참가자의 이름과 특징, 금액이 적힌 의연금성책 3권에는 당시 나라를 잃지 않으려는 뜨거운 마음이 그대로 담겼다.
“문서를 풀어서 컴퓨터에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눈물이 났다”는 이혁 동방고전연구회 사무국장은 “명단에 참봉, 진사, 조이(과부), 아인(벙어리), ~의 첩, 무명인 등 개인의 신상을 표기했다. 당시 핍박받던 하층민까지 참여한 것이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고 밝혔다.
경북 경주시는 16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이날 공개된 국채보상운동의 문서를 바탕으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학자들의 연구결과 발표와 토론으로 여태껏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내용을 공유하며 선조들의 뜻을 기렸다.
또 전시실에서는 국채보상운동의 취지서, 간찰, 의연금성책 등 기록물 40여점을 30일까지 공개한다.
모두가 2018년 경주 최부자댁 창고에서 발견된 고문서들이다. 경주최부자민족선양회는 2년여 동안 해석에 공을 들였다.
그동안 경주지역에는 자료가 없어 국채보상운동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최부자댁 창고에서 관련 문서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비로소 밝혀지게 됐다.
모금액 이동 비용을 분담한 경비분배기에는 양동이씨, 경주최씨를 비롯한 경주지역 66개 문중의 이름이 올라가 당시 경주 유림 전체가 조직적으로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또 경주연성회사의 규칙·임원명단과 모금 관련 향회 등 국채보상운동의 전 과정이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이혁 사무국장은 “경주 최부자(최준)의 아버지 최현식 100원부터 무명인 20전까지 상세하며 내남면이 고향으로 알려진 유시민 전 장관의 조부도 참여한 것으로 해석됐다”면서 “미완의 완성이지만 문서를 통해 경주시민들은 선조의 국채보상운동 참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제의 경제침탈 야욕으로 반강제로 빚진 1300여만원을 우리의 힘으로 갚기 위해 벌였던 국채보상운동은 현재 대구를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하다.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된 바 있다.
[경주=뉴시스]